2024.05.03(금)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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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근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 여러분!
강운태 시장님과 장휘국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교육의원 김선호입니다.
8월 29일 오늘은 1910년 경술년에 나라를 일본에 강탈당한 지 101년째 되는 날입니다.
작년 2010년, 경술국치 100년을 보내면서 우리 국민은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상당수의 국민이, 건국 이후에도 이 나라가 계속 혼란스러운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반민족행위를 일삼은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는 판단이 그것일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1948년 10월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됐고, 반민특위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으로 의욕적인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친일파와 결탁한 이승만 정부의 방해, 친일 세력의 반민특위 위원 암살과 각종 음모, 친일 경찰의 반민특위 특별경찰대 습격,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등으로 인해, 반민특위는 결국 그 숭고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1951년 2월 반민족행위처벌법이 폐지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프랑스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침략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었음에도 1943년부터 드골 주도하에 나치 협력자들을 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의 프랑스가 존재하고 건재합니다.
아울러 전쟁 후, 독일은 1970년대 초 당시 빌리브란트 총리가 2차 대전 때 피해를 주었던 모든 주변 국가들에 사죄함과 동시에 정신적․물질적 배상을 함은 물론,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했습니다.
약탈해간 문화재를 그대로 돌려주었고, 2차 보상을 요구했을 때도 그 요구대로 응했고, 지금도 각국에서 나치 독일과 관련된 피해 사항이 밝혀지면 상대국이 만족할 만하게 응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건 바로 해당 국가와 국민의 정확한 역사 인식 위에 단호하고도 냉철한 판단과 조치, 그리고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어떻습니까?
일본은 세계 어느 나라의 사전에도 없는 <통상의 념>이라는 단어로 사죄와 반성을 하는 것처럼 얼버무리려다 오히려 우리 국민의 비웃음과 분노만 촉발시켰습니다.
또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65년 전에 당연히 받았어야 할 보험금 탈퇴수당금 99엔을, 65년이 지난 2009년 말에야 액면가 그대로 99엔을 던져주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과 극우파들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일본의 몇몇 국회의원은 울릉도 방문을 빙자해 고도의 술책으로 독도를 자연스럽게 일본 영토에 편입시키려는 계획적이고 교활한 책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사죄와 반성, 배상과 보상은커녕, 오히려 7천만 겨레의 가슴만 아프게 했고, 독도 망언으로 국민적 분노만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반환 역시 조선 왕실 의궤가 한 젊은 스님의 집요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반환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약탈해간 4,500여 점의 문화재 중 하나일 뿐입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다시 반민특위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해방 후 이 나라의 국민은 나라를 강탈해간 죄는 분명 일본에 있지만, 나라를 강탈당한 잘못은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에서, 1948년 반민특위를 구성해 친일파를 숙청하고 정의로운 국가를 건설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실패했습니다. 그 후 계속해서 나라가 혼란스러웠고, 그 혼돈의 중심에는 항상 친일파 세력이 똬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알게 된 우리 국민은 2001년에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주요 과업으로 삼은 민족문제연구소를 설립했고, 편찬사업에 필요한 예산 5억 원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1월 제16대 국회에서 해당 예산 전액이 삭감당하는 서글픈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격분한 국민은 바로 1월 8일부터 친일인명사전 편찬 국민 모금을 시작하여 단시일 안에 7억 원을 모은 후, 고비 고비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09년 11월 8일 드디어 온 국민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실로 반민특위 실패 61년 만에 국가의 정기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제2의 반민특위와 같은 국민적 여망을 담은 친일인명사전을 펴내게 된 것입니다.
이에 본 의원은 관심을 가지고, 시청과 구청 산하 공공도서관과 시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 및 각급 학교의 도서실의 친일인명사전 비치 여부를 조사 확인한 바 있습니다.
보유 현황 도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시청과 구청 산하 도서관은 11곳 중 1곳만 보유하고 있고, 시교육청도 산하 도서관 역시 5곳 중 1곳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147개 초등학교에서는 단 1곳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중학교는 86개교 중 24개교가 보유하고 있고, 고등학교는 66개교 중 28개 학교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총 315개의 도서관(실) 중 54곳만 보유하고 있어서, 보유율이 17.14%에 그치고 있습니다. 한 번쯤 더 생각해보고 반성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비치하지 않은 것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선생님들과 관리자들의 잘못입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강제로 구입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고 꼬집어 말하기도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친일인명사전은 진열장의 전시용 사전이 아닙니다. 과거 100년의 역사를 반성하고 다가올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국민의 열망을 모아 발간한 우리들의 유산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는 물론, 이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아갈 우리 청소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적 진실이 그 책 구석구석에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빼앗긴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했던 선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일부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도 않은 건국절이란 단어를 만들어서 광복절보다 앞세우려 하지만, 광복절 없는 건국절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해방 이후의 역사는 친일파들과 그 후손들이 득세하고 항일 독립운동의 후손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국가의 보살핌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단칸방의 가난마저 해결해주지 못한 한심하고 원망스러운 이 나라를 바라보며 한숨짓는 독립애국지사의 가족과 후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매우 늦었지만 늦었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대오각성하여 국민들을 다시 한번 깨우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시켜, 다시는 국권을 상실하고 나라를 강탈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강운태 시장님과 장휘국 교육감님!
혹시 홍보가 부족했거나 이 책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비치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주저하지 마시고 적극 홍보하여 구입을 권장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조국광복의 주역이었던 항일독립애국지사들과 그 후손들이 국민의 존경 속에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야말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가슴에 되새길 수 있도록 제일 먼저 힘써주십시오.
내년 이맘때쯤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년 8월 29일
광주광역시 교육의원 김선호
▶ 교육 경력
· 교사(광주제일중학교, 광주제일상업전수학교, 천안북일고등학교,
청산중학교, 완도중학교, 보성복내고등학교, 전남고등학교,
전남공업고등학교, 광주선명학교, 광주선광학교)
· 교감(월곡중학교, 광주화정중학교)
· 교장(신가중학교, 광주효광중학교)
· 교육의원(광주광역시의회)
· 이사장(동아여자중·고등학교)
▶사회경력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현재 고문)
* 광주 평통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지도위원(현)
* 지역교육 네트워크 화월주(화정동, 월산동, 주월동) 대표(현재 고문)
· 광주 YMCA 서구지회 운영위원(전)
· 광주시민센터 교육자문위원(전)
· 광산김씨광주전남종친회부회장(현) 현령공파도유사(현)
· 전교조 광주지부 국·공립 중등지회장(전)
· 광주향교 교화부 장의(현)
· 신안교회 안수집사(현)
▶ 저서
· 미래를 향한 광주교육의 어제와 오늘 1권, 2권, 3권
· 우리의 후손인 젊은이들에게
· 버림받은 교사들이 이 나라를 살려낼 것이다.
· 지금부터라도 잘해보고 싶은 사람 다 모여라.
· 국민 여러분 이것은 아니올시다.
· 김마담과 근로정신대
김수근기자 iggnews91@naver.com
